

21일, 22일 양이틀 아내와 나는 연차를 냈다.
딸아이의 마지막 검사가 있기 때문이다. 신장, 콩팥 등 기존에 역류로 손상된 부분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함이다.
목요일 오전 9시 예약이라 수요일 일을 마치자마자 부산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저녁 12시가 다 돼있었다. 아이는 금세 잠이 들었고, 우리도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바로 눈을 감았다.
주사 2~3번에도 태연한 아이
다음 날 아침 일찍 양산부산대병원으로 갔다.
진료표를 끊고 대기를 했다. 검사 전에 혈관에 뭔가를 넣어야 해서 아이와 함께 주사실로 갔다. 아이는 주사에 익숙해서 그런지 울지도 않았다.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간호사가 2~3번을 시도했음에도 아이는 태연했다. 간호사 분들이 엄청 미안해하셨다.
나중에 아이가 말했다.
"아빠, 약간 따끔하긴 했어. 그래도 괜찮아."
점점 성장하는 아이를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다. 저렇게 참는 걸 보니.
그리고 방사선 검사실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이 검사 중 움직이면 안 되기 때문에 두 팔을 묶어야 한다고 하셨다. 아내와 나는 옆에서 달랬다.
"이거 끝나면 좋아하는 솜사탕 먹으러 가자."
아이는 솜사탕을 기다려서인지 검사실로 들어가면서 우리를 보며 웃었다.
"엄마, 아빠, 잘 갔다 올게."
4살짜리가 태연했다.
1시간의 대기
검사가 끝나고 외래 진료에서 결과를 듣기 위해 약 1시간을 기다렸다.
대기실에는 아픈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점점 나아지는 아이, 울고 있는 아이, 너무 아파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아이. 그 중에 우리 아이도 있었다. 왠지 씁쓸했다.
병원은 자주 오면 좋은 곳이 아니라는 걸 나는 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소독 냄새를 많이 맡아서 익숙하고, 주사도 아무렇지 않다. 많이 아팠고, 많이 맞아봐서다. 지금도 내겐 병원이 익숙하다.
단, 아이한테는 이 병원이 익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 하나만은 꼭 그랬으면 좋겠다.
완치
한 시간 뒤, 의사 선생님이 불렀다. 이것저것 보시는 동안 긴장감이 흘렀다.
신장, 콩팥 등 손상됐던 부분이 모두 좋아졌다고 하셨다.
"이제 완치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정말 기분이 좋았다.
1년이 넘게 병원을 오가면서, 수술도 하고, 검사도 하고, 다시 검사. 그 반복이 오늘로 끝난 거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한 번 더 와서 체크만 하자고 하셨다.
아이도, 아내도, 나도. 오늘 하루가 너무 좋았다.
서둘러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러 갔다. 해운대 아쿠아리움, 솜사탕, 백사장.
오늘 하루는 아이를 위해 모두 소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