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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장화 신고 나간 아이가 얼굴에 상처를 달고 돌아왔다

by 우노디야_라이프 2026.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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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아침부터 많이 내렸다.

아이는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보더니 말했다.

"오늘은 장화 신는 날이다!"

"엄마, 아빠, 나 장화 신어도 돼요?"

"응, 신어볼까?"

"와, 신난다!!"

뛸 듯이 기뻐했다. 아이한테는 비 오는 날이 그냥 비 오는 날이 아니다. 장화를 꺼낼 수 있는 날이다. 아직까지 딱 맞는 작은 장화를 신고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뒷모습.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그 뒷모습을 보는데, 뭔가 마음이 불편했다. 이유는 몰랐다. 그냥.

아내는 사무실로, 나는 곧장 목포로 향했다.


점심즈음이었다.

아내에게 카톡이 울렸다. 두 가지였다. 아내는 일 중에 카톡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바로 예상이 됐다. 어린이집에 일인지, 아니면 집안에 일인지. 전자였다.

아내가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받은 사진을 나에게 보내줬다.

아이 얼굴에 깊은 상처. 길게 그어진 빨간 자국. 손톱으로 긁힌 것이었다.

바로 직감했다.


며칠 전 아이가 말했었다

"어린이집에 어떤 친구가 있는데 계속 날 괴롭혀."

우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럼 엄마 아빠가 가서 혼내줄까?" 아이는 엄청 좋아했다. 그땐 그랬다.

알고 보니 달랐다. 새로 온 친구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이 있었고, 다른 아이 학부모들도 이미 몇 번 전화를 한 상황이었다. 우리 아이한테도 그 일이 생긴 거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아이 얼굴이 나을 때까지 피부과에서 케어하겠다고도 했다. 그 친구 부모님도 전화가 왔다.

내가 전화를 받았으면 정말 욕도 하고 싸웠을 것 같다. 아내가 통화를 해줬다.

아이 얼굴만 보면 속상하다. 상처가 작으면 참겠지만, 이건 아이가 커서도 남을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짜증이 났다.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른이 된 건지, 아빠가 된 건지. 우리 아이만은 안 아프게 컸으면 좋겠다고 늘 다짐했는데.


집에 와서 아이가 말했다.

"아빠, 내가 그 친구 용서해줬으니까 혼내지 마."

"엄마가 누가 때리면 때리지 말라고 해서 난 안 때렸어."

아침에 장화 신고 신나게 나간 아이가 얼굴에 상처를 달고 돌아왔는데, 용서를 먼저 했다.

오늘 하루는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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