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육아일기] "숲이다! 숲이에요!" — 선운사 민들레 30번과 해가 좋은 이유

by 우노디야_라이프 2026. 4. 25.
반응형

오늘은 아이와 함께 고창 선운사 산책을 하기로 했다.

날씨가 좋았다. 선운사는 내가 필암서원 다음으로 좋아하는 산책로다. 그냥 길을 걷고 있으면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든다. 사찰이라서가 아니다. 나는 무교다. 그냥 그 길이 좋다.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몇 번 온 적은 있지만, 아이는 기억하지 못한다. 사진으로만 남아있을 뿐. 1시간을 달려 선운사에 도착했다.


숲이다! 숲이에요!

도착하자마자 아이가 외쳤다.

"숲이다! 숲이에요!"

책에서만 보던 숲을 직접 눈으로 본 거다. 큰 나무들이 양쪽으로 늘어선 길을 보고 아이 눈이 커졌다.

조금 걷다 보니 사찰이 보였다.

"엄마, 아빠, 하늘 봐요! 빨강, 파랑, 노랑, 알록달록해요!"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니 사찰 주변이 연등으로 가득했다. 아이는 연등의 색깔에만 관심이 있고, 사찰에는 관심이 없다. 뭐, 그게 맞다.


민들레 씨앗 30번

그런데 오늘 아이가 꽂힌 건 따로 있었다. 민들레꽃이었다.

풀밭에서 민들레 씨앗을 발견할 때마다 멈췄다.

"아빠 하나, 엄마 하나, 그리고 나 하나."

셋 다 불어봐요. 불어봐요. 불어봐요.

오늘 민들레 씨앗만 30번은 넘게 분 것 같다. 날아가는 씨앗을 볼 때마다 좋아했다. 숲도, 연등도, 절도 — 아이 눈에는 풀밭의 민들레가 오늘의 메인이었다.


"비추니깐 놀 수 있잖아"

쉬는 시간에 아이에게 물어봤다.

"로아야, 달이 좋아, 해가 좋아?"

단 몇 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해가 좋아."

"왜? 달이 좋은 게 아니고?"

"응, 난 해가 좋아. 비추니깐."

"비추니깐 놀 수 있잖아."

아이는 밤 산책을 가면 "저건 반달이에요, 저건 초승달이에요" 하고 말할 정도로 달을 잘 안다. 그래서 달이라고 할 줄 알았다. 근데 4살의 기준은 명쾌했다. 해가 떠야 놀 수 있다. 달은 예뻐도 그 시간엔 자야 하니까.

반박이 안 된다.

고창 선운사 정보

선운사 주소: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입장료: 성인 3,000원 / 어린이 1,000원 주차: 주차장 완비 (유료) 소요시간: 가볍게 1시간 내외 / 천천히 2시간 추천 시기: 봄 동백꽃, 가을 꽃무릇 /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시기 유아 동반: 산책로 평탄해서 유모차 가능 / 풀밭 있어 아이 뛰어놀기 좋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