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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퍼즐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다. 어린이집에서 퍼즐에 관심 있어 보인다고 해서 와이프가 샀는데 —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다. 집중력이 이렇게 좋았던가. 새삼 놀랍다.
이젠 아빠 엄마 보고 해보라고 한다.
아이용이라 쉽지만, 우린 어렵다고 한다. 아이가 가르쳐준다.
"그건 이렇게 하는 거고, 저건 이렇게 하는 거고."
"아, 그렇구나."
우리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한다. 아이가 선생님인 집이다.
TV 없는 우리 집의 저녁
TV가 없는 우리 집은 늘 이렇다. 밥 먹고, 놀고, 산책하고, 아이랑 목욕하고. 그리고 책 읽어주면서 잠들기. 가끔 외부에서 보면 심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막상 안에 있으면 심심할 틈이 없다.
"좋아하니깐"
한번은 내가 물어봤다.
"로아야, 퍼즐 좋아해?"
"응, 좋아해."
"왜 좋아해?"
"좋아하니깐."
아이는 내가 좋아하는 걸 물으면 늘 이렇게 대답한다. "좋아하니깐." 또 왜 좋아하냐고 물어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만 물어봤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게 몇 가지나 될까.
글쓰기, 디자인...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나도 좋아하는 게 많았는데. 이유 없이 좋아하던 것들이 언제부터 이유가 필요한 것들이 됐을까.
"좋아하니깐"이 전부이던 그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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